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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이용후기

지리산 자락의 청정함과 편안함을 느낄수 있는곳 솔바람 물결소리 펜션

제목 스타베팅 이용후기
작성자 라일락 작성일자 2023-08-23 21:54:04

쯧 하고 혀를 차던 그는 진심으로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었다. 감동받을 뻔했네. 하긴 황제가 나를 걱정할 리가 없지.

“그럼 짐은 가 보도록 하지. 쉬거라.”

“아. 마탑주에 관한 이야기들 말인데요…….”

“대략적으로 듣긴 했다. 고아들까지 건드렸다지? 그것에 대해서는 짐이 더 조사를 할 테니, 그대는 우선 쉬도록 해. 보고는 그 후에 듣지.”

고압적인 그의 태도에 고개만 까닥였다.

“가도록 하지.”

그래도 누워서 황제를 배웅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은 느낌에 몸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 하지만 황제는 내 옆을 턱짓했다. 뭔갈 보라는 것처럼.

“응당 일어나 인사하는 게 맞겠지만, 그대의 동생이 그곳에서 자고 있으니 누워 있도록 해.”

“아……. 샤샤…….”

“몇 시간 내내 울면서 옆에 붙어 있었다. 그러니 재우도록 해.”

아이에게만은 다정한 듯 그는 샤샤를 걱정했고, 난 일으키려던 몸을 다시금 눕혀야만 했다.

“감사합니다.”

“감사까지는. 짐은 이제부터 매우 바쁠 예정이다.”

“그러시군요.”

“그래.”

그게 전부였다. 바쁠 예정인데 뭐 어떻게 하라고. 힘내세요, 응원이라도 해 달라는 거야 뭐야. 난 황제를 빤히 바라봤다. 할 말이 있는 듯 입을 달싹이던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다. 나가 보도록 하지.”

그러고선 황제는 밖으로 나갔다. 조금의 주저도 없이 냉정하게 나간 그를 바라보다가 난 몸을 돌려 샤샤를 토닥였다.

울었다는 말이 사실인 듯, 내 옆에서 새근새근 잠든 샤샤의 눈에는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

난 아이의 머리를 차분히 쓰다듬었다.

“샤샤…….”

잊고 있던 악몽. 그저 기억 속에, 추억 속으로만 남기려 했던 노아가 악몽을 꾼 후부터 자꾸만 떠올랐다.

괜찮았는데, 그냥 죄책감과 미안함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는데 이젠 그 모습이 떠올랐다.

샤샤의 모습과 겹치면서.

“샤샤…….”

눈물이 흘러나온다. 슬퍼만 하지 않고, 밝게 지내려 했건만 샤샤와 있으면 노아가 떠올랐다. 이 아이가 노아가 아닌 걸 알면서도 내 옆에 존재하는 것에 안도했다.

빌어먹게도, 그런 마음으로 샤샤를 돌보면 안 되는데도 난 그런 마음으로 샤샤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도.

“마마……?”

황제가 나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이가 들어온 듯했지만, 어깨만 들썩이며 뒤돌아 누워 있는 나를 보고선 금세 나갔다. 덕분에 난 맘껏 울 수 있었다.

* * *

“노아.”

밖으로 나오자마자 황제는 퍽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제 뒤를 따른 기사를 바라봤다.

쪼르르 달려왔던 기사는 고개만 갸웃거렸다.

“찾아보도록.”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황제의 비서관이자 황제군 1기사단 부기사단장 테트엘. 그는 오늘도 수수께끼처럼 문제를 내는 황제를 보며 눈만 깜빡였다.
그걸 보며 황제는 고개를 휙 돌렸다.

“……노아라는 남자를 찾아보게.”

“아. 아, 네 알겠습니다. 혹 그자에 대한 정보는 그게 다입니까, 폐하.”

“그래. 아주 애틋해 죽는 모양이더군.”

“네?”

무언가 크게 못마땅한 듯 황제는 혀를 끌 찼다.

“정보는 없다. 그냥 노아라는 남자를 찾아. 찾아서…….”

“죽일까요?”

“……그대는 짐이 미친X으로 보이나?”

테트엘은 고개를 끄덕이려다가 급히 멈췄다.

“아, 아니요.”

“그래. 짐은 미친X이 아니다. 그러니 찾는다고 바로 죽이거나 하지 않아.”

나름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한 말이었는데, 테트엘은 입술만 바르르 떨었다.

‘언제는 미친X란 소리가 좋다며. 자신과 딱 잘 어울린다고. 그래 놓고 오늘은 또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거야!’

그는 오늘도 가슴속 깊숙이 보관하고 있던 말을 입 안에서만 굴렸다.

“그러니 그냥 찾도록 해. 어디 사는 누구인지.”

어쩐지 화가 나 보이는 황제의 모습에 테트엘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원래도 화가 많은 황제이긴 했지만, 어지간해선 밖으로 표출하지 않았다. 그저 사냥을 가거나, 와인을 마시며 혼자만의 사색을 즐길 뿐.

“누구기에 그러십니까.”

“짜증 나는 X.”

“네……?”

“그러니까 찾아. 그리고 오후 일정은 모두 취소하도록 해.”

“네. 딱히 일정은 없으셨습니다.”

“왜지?”

“황후 마마께 오신다고 일정을 다 취소하셨잖습니까.”

테트엘은 진심으로 물어보는 건가 싶어 그를 응시했다. 몇 시간 전에 그래 놓고 이제 와서 다 잊어버린 걸까.

혹시나 일정을 다 취소했다고 한마디 듣는 게 아닐까. 가끔씩 찾아오는 황제의 미친 날이 오늘인 걸까. 아직 그날까진 시간이 좀 남은 거 같은데.

테트엘은 온갖 생각들을 하며 어색하게 황제를 바라봤다.

“그렇군. 내가 정말 단단히 미친 모양이야.”

“네?”

“저런 것한테 그리 신경을 쓰다니.”

“황후 마마이시니까요. 처음으로 맞이하시는 황후 마마셔서…….”

“아. 그래. 그래서 신경이 쓰이는 거야.”

혼잣말을 하던 황제의 얼굴이 조금씩 풀렸다. 해결법이라도 찾은 것처럼.

“단순히 그런 이유에서지. 그럼. 그런 것뿐이야.”

“그런데 폐하. 하나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무엇을?”

“여성이라면 단둘이 있는 것만으로도 싫어하셨던 폐하께서 황후 마마와는 괜찮으신 겁니까?”

황후가 되고 싶어 하던 여인들은 참으로 많았다. 하지만 황제는 그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여성 혐오가 워낙 심했던 탓이었다. 그 혐오의 원인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지라, 수많은 여인이 황제의 눈에 들기 위해 온갖 방법을 선택했다.

우연히 그의 앞에서 넘어진다든가, 새로운 시녀로 황제궁에 온다든가. 어떻게서든 황제와 단둘이 있으려고 수많은 여인이 다채로운 방법으로 그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황제의 여성 혐오는 더더욱 심해졌다.

이제는 여자와는 단둘이 방에도 못 있을 지경이었지만, 이사벨라는 예외였다.

“그게 신기하다. 좀…… 묘하다고 해야 할까.”

“묘하다니요?”

“무언가……. 틀에 박히지 않아서 그런지…… 예법도 예의도 없어서 그런지, 괜찮다. 마치 다른 존재처럼 전혀 혐오스럽지 않아. 이상하지. 누구는 괜찮고, 누구는 안 괜찮고. 이러는 꼴이.”

피식 웃은 그는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지독히도 끔찍하게 여자가 싫다.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그저 같은 공기를 마시는 것도 싫다. 과거에 겪은 일 때문에 그는 그렇게 그 존재 자체를 혐오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첫 만남에서 성난 황소처럼 달려와서였을까, 아니면 자신을 알아봐 달라는 듯 비둘기를 보내서였을까.

처음에는 다른 여자들처럼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던 존재였는데 어느새 그는 이사벨라를 신경 쓰고 있었다.

그녀라면 자신에게 깃든 이 지독한 인간 혐오를 풀어내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결국은 똑같을 거야.’

언제나 그랬듯이.

“어찌 되었든 오늘은 사냥을 가도록 하지.”

“네.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테트엘은 고개를 꾸벅 숙였고 그들은 그곳에서 천천히 사라져 갔다.

* * *

일주일 후.

그날로부터 나는 막 태어난 아이처럼 극진히도 모셔졌다. 내 건강이 다른 이들에 비해 유난스러울 스타베팅 약한 것 같으니 외출은 금하라는 황제의 명이 있었단다.

언제는 애보다 체력이 약한 거 같다며 뭐라 했으면서.

나가서 뛰어놀기라도 하라는 사람치고는 참으로 이중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일주일 동안 나는 방에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

“으으 찌뿌둥해.”

하루를 꼬박 누워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샤샤도 함께였다. 봄날의 햇살이 따사로이 내려오는 방 안에서 오붓하게 둘이 있는 것도 참 좋았지만, 몸 여기저기가 쑤시는 건 어쩔 수 없다.

“괜찮으십니까? 그래도 하루는 더 누워 계시는 게 좋으실 거라고 하시던데요.”

“괜찮아요. 그보다 별일 없었어요?”

“별일이야 있긴 했지만, 그 별일들을 폐하께서 다 미루셨답니다. 이사벨라 님께서 일어나시면 그때 하시기로요.”

“이제 일어났으니 해 보도록 할까요.”

그러는 사이 마탑에 갔다 오던 날 무슨 일이 있던 건지 체르티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우선 나는 그날 기절한 게 맞았었다. 황제의 말처럼, 마차가 황궁에 도착했음에도 일어나지 못했다고. 때문에 급하게 황제를 불러온 것이었고, 그가 나를 흔들었음에도 난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고.

그래서 켄이 안아서 나를 이곳에 데려다 놨고, 의원의 진료를 받을 때쯤 샤샤가 일어나 울기 시작했다고.

아무리 흔들어도 내가 깨어나지 않는다고. 의원은 피로로 인해 몸이 상한 것 외에는 일어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했지만, 의원이 간 후에 난 꼬박 반나절을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샤샤는 언니 살려 달라고 울고불고 난리를 쳤고, 놀랍게도 황제가 그런 샤샤를 다독였다는 말까지.

마탑주에 관한 것, 마탑에 관한 모든 일은 내가 깨어나기까지 보류한 상태라고.

“그럼 무슨 일이든 해야겠어요. 누워만 있었더니 체력이 더 떨어지는 느낌이네요.”

“당장은 움직이시기 힘드실 수 있으니, 정원에서 티타임이라도 가지심이 어떠실까요?”

“으음…….”

“폐하께는 제가 따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장 무언가 일을 하는 것보다는 티타임을 가지면서 가볍게 이야기를 하시는 게 좋으실 것 같습니다.”

체르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지금은 티타임이고 뭐고 밖으로 나가고 싶다.

이 방도 너무나 좋긴 했지만, 일주일을 있었더니 갑갑해 죽을거 같다.

샤샤도 ‘내가 언니야를 지켜 줄거야!’라고 하면서 내내 옆에 있더니, 하루하루 시들해지면서 이제는 말린 미역처럼 되어 버렸다.

소파에 축 늘어진 샤샤.

“샤샤.”

“으응…….”

“나갈까?”

그 한마디에 샤샤는 소파에서 뛰어올랐다.

“정말? 좋아 좋아!”

“이 앞에 나가는 거긴 하지만, 그래도 나가자.”

“응!!”

“그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티 세트를 준비하고, 바룸에게는 폐하께 보고하라 하겠습니다. 이사벨라 님과는 멜로딘이 함께 갈 테니 혹 무슨 일이 있다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원래 이러는 것일까. 체계적으로 움직여야만 성에 차는 것처럼, 체르티는 빠르게 한 명 한 명 할 일들을 지정해 주었다.

“샤샤. 우리도 준비하자.”

“응! 너무 좋아!”

“그렇게 좋아?”

옷을 갈아입고 바로 정원으로 향하자 샤샤는 폴짝폴짝 뛰었다. 마치 토끼처럼.

“응!”

“그렇게 나가는 게 좋으면서 왜 그동안 안 나갔던 거야. 언니 옆에 없었어도 되었는데.”

“아……. 하지만! 언니야를 지켜야 하니까!”

샤샤는 입을 삐죽 내밀며 잡고 있던 내 손을 더 꽉 잡았다.

“언니야를 지켜야 해?”

“응! 언니야는 아무 힘도 없는 무능력자래. 그러니까 그런 언니를 지킬 사람은 나뿐이야.”

야무지게 주먹을 쥐며 이야기하는 샤샤의 말에, 순간 가슴이 쿡 찔렸다.

“누가 무능력자래?”

“황제님이! 아~주 무능력하니까, 강한 네가 지켜야 한다. 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샤샤는 나가지 않았는걸. 사실 걱정두 되고.”

입을 삐죽 내민 샤샤는 나를 빤히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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