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에 갇혀 고인물》은 제목부터 강렬하다.
‘고인물’이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뉘앙스처럼, 이 작품은 오랜 시간 같은 공간에 머물러버린 한 인간의 이야기다.
단순히 강한 주인공이 탑을 정복하는 서사가 아니라, 끝없이 반복되는 게임 속에서 인간성을 지켜내는 생존 판타지다.
주인공 유태성은 전설적인 랭커였다.
누구보다 빠르게 탑을 오르며 수많은 도전자를 제쳤지만,
탑의 최상층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로 인해 그는 시간이 정지된 채 단 한 층에 갇혀버린다.
그 상태로 10년, 50년, 100년이 흐른다.
외부 세계는 변하지만, 그는 여전히 ‘게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투를 반복한다.
결국 그는 신에 가까운 능력을 얻게 되지만, 동시에 깊은 고독에 잠식된다.
《탑에 갇혀 고인물》은 바로 이 절망과 집착, 그리고 무한한 기다림의 서사다.
이 작품의 강점은 ‘시간의 무게’를 그리는 방식이다.
유태성은 무한한 시간 속에서 모든 전투 패턴, 모든 적의 행동을 완벽히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스스로를 ‘시스템의 일부’처럼 조작하며, 완전한 고인물이 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완벽한 통달은 ‘지루함’과 ‘무의미’라는 새로운 고통을 낳는다.
그는 점점 자신이 왜 싸우는지조차 잊어가고,
결국 “살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인간”이 되어버린다.
《탑에 갇혀 고인물》은 이 지점에서 철학적으로 변한다.
시간이 멈춘 세계 속에서 인간의 의지란 무엇인가?
기억은 언제까지 진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가?
작품은 이런 질문들을 깊이 던지며, 단순한 액션을 넘어 존재론적 서사로 발전한다.
그는 수백 년의 고독 끝에 다시 시스템의 ‘문’을 여는 방법을 발견하고,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그 문을 열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능력과 기억이 사라진다.
그 선택 앞에서 유태성은 망설인다.
“나는 진짜로 자유를 원하는가, 아니면 이곳에 남아 신으로 군림할 것인가?”
작화는 어둡고 정교하다.
탑 내부의 폐쇄적인 구조와 차가운 색감은 시간이 멈춘 세계의 공허함을 완벽하게 시각화한다.
전투 장면에서는 유체처럼 흐르는 마법진, 시간의 왜곡,
빛과 어둠이 뒤섞이는 충돌이 시각적으로 압도적이다.
특히 유태성이 수천 번의 패턴을 계산하는 장면은
전투가 아닌 ‘논리적 예술’처럼 느껴질 정도로 세밀하게 표현된다.
조연 캐릭터들도 흥미롭다.
그와 함께 탑을 오르다 사라진 동료들의 환영,
그를 조롱하는 시스템의 음성,
그리고 반복 속에서도 인간성을 유지하려는 그의 내면.
이 모든 요소가 하나의 거대한 심리적 전투로 이어진다.
결국 이 작품은 ‘외부의 적’보다 ‘자신과의 싸움’을 다루는 이야기다.
《탑에 갇혀 고인물》은 단순한 판타지물이 아니다.
이 작품은 시간, 기억, 인간성의 경계를 파헤친다.
유태성은 마지막 순간에 깨닫는다 —
“탑이 나를 가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탑이 된 거야.”
이 한 문장이 작품 전체의 철학을 요약한다.
그는 이제 탑을 무너뜨리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싸운다.
69toon에서도 꾸준히 회자되는 이 작품은
장르 팬들 사이에서 “가장 철학적인 헌터물”로 평가받는다.
《탑에 갇혀 고인물》은 단순히 오래된 플레이어의 이야기가 아니라,
무한 반복 속에서도 인간으로 남으려는 의지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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